입원할 때 복용하시는 약을 꼭 챙겨가세요.
여러분 병원에 입원하신다면 무엇을 챙겨가시겠어요?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이냐고요?
중요한 '이것'을 잘 안 챙겨 오셔서요.
'이것'이 뭐냐면요.
'자가약' (self po,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입원 시, 의료진들은 정확한 환자파악을 위해 정확한 환자의 정보를 수집하는데요.
이 때, 현재의 병력과 그에 따른 약물복용도 파악합니다.
만약, 복용 중이라고 하시면 가져오셨는지 확인하고요.
1. 병원에서 왜 '자가약'을 파악할까요?
우선 환자의 질환에 대한 상태정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같은 당뇨환자라도 경구약만 드시는지, 인슐린 처치도 하시는지, 어떤 경구약을 얼만큼 얼마나 드시는지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복처방'을 피하고, 현재의 검사나 치료를 위해 복용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간호사가 환자의 '자가약'을 의사 선생님께 노티(보고)하면 의사 선생님께서 복용여부를 결정합니다.
일단 '중복처방'을 피해 처방을 내리시게 되지요.
그리고 병원에서도 계속 드셔야 하는 약이라면 복용하시도록 합니다.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위해 일부 약을 stop(복용금지)하라고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all stop(다 복용금지)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자가약'을 챙겨 오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가족분들이라도 가져오도록 하는 이유이지요.
어제 오후에 다리가 골절되어 입원한 환자분이 계셨는데요.
집에서 오셨다는데 당뇨약을 안 챙겨오셨어요.
비누, 칫솔, 치약, 수건 등 개인위생용품은 챙겨오시고요.
"집에 당뇨약 있나요? 얼마나 있을까요? 가져다 주실 분 있으세요?"
"없어요. 집에 하루, 이틀치 정도....... 남은 것 같은데 확실치 않아요. 다음 주 월요일에 '○○병원'에 약 타러 가야 하는데,
다리가 이래서 못가네요''
피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저희 간호사들은 이 분의 당뇨상태 파악이 안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정규처방에 따라 혈당검사를 하러 갔지요.
헉........
334mg/dl........
다리 아파서 식사도 안 하시고, 이온음료만 하나 드셨대요.
식사 2시간 후 정상 혈당범위는 140mg/dl미만이거든요.
물론 환자의 당뇨상태에 따라 의사가 괜찮다고 보는 범위도 있습니다만.......
수술을 해야 하는데 당뇨조절이 안 되면 큰 일이지요.
진짜 큰 일입니다!!!!!!
의사선생님께 바로 노티(보고)했습니다.
현재 상태도 그렇고, 당장 내일부터 드실 약도 없으니까요.
정형외과 환자라 내과 협진에 들어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서 마침내 인슐린 처치가 났습니다.
휴...............
한 고비 넘겼네요.
검사결과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12%가 넘었습니다.
합병증 위험이 높은 수치랍니다.
2. 입원 시, '자가약' 꼭 챙겨오세요.
응급입원이 아니라면요.
개인위생용품을 챙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답니다.
그리고 '만약'이라는게 있잖아요.
'자가약'을 평소에 주변에 1-2개 놓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직장이나 차 안이나, 가방 속 등에요.
집에 놓고 나와도 챙겨 드실 수 있고,
응급 시, 병원에도 챙겨오실 수 있구요.
집에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세요.
가족분들이 나중에라도 쉽게 찾아서 병원에 챙겨올 수 있게요.
그리고 혹시라도 제 글이 '자가약'을 스스로 챙겨오실 수 없거나 어려운 상황에 있는 환자분들에게 상처가 되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신규 간호사의 시선에 부족함이 있다면 너그러이 봐 주세요.
오늘도 여러분이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
'직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췌장염, 당신의 췌장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6) | 2024.12.10 |
---|---|
관장(enema), 변비약으로도 해결 안 되면 필요합니다. (0) | 2024.12.08 |
간호사 데이 근무, 박카스를 들고 출근하는 이유 (2) | 2024.12.06 |
알레르기,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꼭 알려주세요. (2) | 2024.12.05 |
40대 신규 간호사의 '태움' 경험과 드는 생각 (4) | 2024.12.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