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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 뱉는 법, '침' 말고 '가래' 뱉어 오세요.

view-daon 2024. 12. 12.

여러분 아이들을 보면 어떠세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정말로 오랜만에 아이가 입원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남자아이예요.

기침과 고열을 동반하여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게 되었답니다.

"에고, 애기가 아파서 오네."

입원정보를 보고 저희 간호사들은 기다렸습니다.

1. 가래는 어떻게 뱉을까요?

진짜 진짜 귀여운 남자아이가 올라온 거예요.

약간의 가픈 호흡과 조금 상기된 동그란 얼굴로 수액을 달고 엄마와 함께 왔어요.

"이름이 뭐예요?"

"○○○예요."

엄마 옆에서 수줍어하면서도 간호정보조사에 씩씩하게 답해 주었습니다.

통통한 얼굴과 동글동글한 눈이 어찌나 귀여운지.......

입원생활안내까지 끝내고 가래통(객담통)과 소변통을 주었어요.

소변수집은 다들 쉽게 해 오는 부분이라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가래(객담)수집이었어요.

어른들도 침을 받아오시곤 하거든요.

' ○○○에게 최대 쉽게 설명해 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침하고 열나는 원인을 찾기 위해 가래랑 소변이 필요해요. 소변은 아까 설명한대로 소변컵에 받아 주세요.

 자 그럼 가래는 어떻게 뱉을까요?

"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하세요. 그리고 양손을 배에 대고 허리를 약간 구부리면서 동시에 '꺅~!'하고 힘차게 기침하면 가래를 뱉을 수 있어요. 자~ 선생님이 하는 것 잘 보세요."

(구현동작과 '꺅~' 큰 소리까지 3회 실시해 보여주었습니다.)

 잘 설명하려다 보니 진이 빠졌습니다^^;;;

 '침' 뱉는 거 아니예요! 꼭 '가래' 뱉는 거예요! ○○○, 할 수 있겠어요?"

 "네~!!"

초등학생 남자 환자-상기된 얼굴-빡빡머리-동그란 눈-가래통-가래통을 생각하는 모습
제가 그린 남자아이 환자와 가래통이예요

제법 시원한 대답과 제법 진지한 동글동글한 눈을 보니 믿음이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해서 복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시 기억해 볼까요?

1번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먼저 양치하기

2번 양손을 배에 대고 허리를 구부리면서 '꺅~!' 기침해서 가래뱉기

3번 바로 간호사실에 가져다주기. 할 수 있겠어요?"

"네~!!"

" ○○○, 너무 멋지다. 혹시 기억 안 나면 또 물어봐요. 화이팅!"

 

이른 아침 ○○○가 엄마와 간호사실에 왔습니다.

"선생님, 여기요."

"아~ 받았어요? 많이 힘들었죠? 진짜 고생했어요."

너무 대견하더라고요.

 

엥?

그런데......................

가래는??

가래는 어디로 갔니?????

맑은 침만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병실로 돌아가는  ○○○를 부를 수 없었습니다.

아픈데도 밤새 가래 뱉을 생각하느라 고생했을텐데. 일찍 일어나서 '꺅꺅~!'하느라 지쳤을텐데........ 으음....... 다시 처방이 나겠다만은. 지금은 쉬게 하자.

2. 가래 수집, '침' 말고 '가래'를 뱉어 주세요.

작은 가래통을 채우는 거 쉬워 보이시죠?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퇴원할 때까지 어려워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도 호흡기 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위에 언급한 방법을 시도해 주시겠어요?^^

'침'말고 '가래'를 뱉어 주세요.

파란 뚜껑의 가래통-하얀 뚜껑의 가래통
출처: 쿠팡 가래통(객담통)

 

 

날씨가 춥네요. 감기조심하시구요.

오늘도 여러분이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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