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간호대생, 간호대 자소서와 면접준비, 학교 선택 기준
여러분 안녕하세요?
Happy New Year^^ 모두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건강하시길 바래요~
벌써 2025년 새해가 시작된 지 3일째를 맞이합니다.
새해 계획은 잘 실행하고 계시는지요?
저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독감유행주의보를 타고 독감환자들이 입원하면서 연말의 피로까지 겹쳐 몸살기운에 조금 아픈 상태입니다. 감사하게도 독감은 아니에요. 그래서 세운 계획을 실천하기보다는 일단은 퇴근 후 쉬었답니다.
인생은 항상 계획대로 다 진행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계획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고요. 인생은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인생계획에 없었지만 간호대생이 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1. 40대에도 진로를 고민하다.
여러분들처럼 저도 열심히 평범하게 일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40대의 어느 날,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드는 겁니다.
'100세 시대에 한국에서 여자로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당시 하던 일들이 잘 풀리지 않은 점도 작용을 했습니다. 플러스로 제 자신에게도 의미부여가 되는 일이었으면 더 좋겠다는 작은 바람까지 생기더라고요. 원래 피를 보는 것을 힘들어해서 간호사란 직업은 인생계획에 전혀 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죠? 여러 길을 찾아보면서 고민을 하다가 간호사가 전문직이라는 점과 간호사인 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늦기 전에 도전을 해 보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2. 40대에 간호대생이 되다.
그러나 혹시나 떨어질까 봐 인터넷을 찾아보며 조심스럽게 혼자 준비를 하였습니다. 면접준비와 자소서를 쓰고 학교마다 요구하는 서류들을 준비하는 과정들이 쉽지는 않았습니다ㅠㅠ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지원하는 학교의 면접질문이나 분위기, 지난 경쟁률, 커리큘럼 등의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1. 학사편입을 지원하다.
간호대는 수능을 보고 지원하는 방법,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능을 준비하여 신입생이 되는 경우는 수능공부도 해야 하고, 합격하더라도 4년을 다녀야 합니다. 일반편입도 2학년 또는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으나 동일계열이어야 하고, 경쟁률이 높은 편입니다. 2가지 방법 모두 제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었죠~!!
그래서 학사편입을 지원하였습니다. 전국에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학사편입제도가 있습니다. 일반편입에 비해 경쟁률이 낮고 비동일계도 지원가능하며, 합격 후 3학년으로 편입합니다(그러나 실제로는 3년을 다닙니다.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원하시는 대학은 일정이 겹치지만 않으면 다 지원하실 수 있답니다. 참 좋죠? 그리고 입학하고 나서 동기에게 들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나 전문대를 졸업하신 경우 '학점은헁제'를 통해 성적과 학위를 만들어서 학사편입을 하시는 방법도 있더라고요. 저는 학사편입으로 일정이 겹치지 않게 3군데를 지원하였습니다.
2. 지원할 학교를 고르다.
간호대도 결국 취업과 연계되고 취업 후에도 선후배가 연계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간호대 지망생들도 다른 학과와 마찬가지로 이름 있는 대학, 특히 자대병원이 있는 간호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는 편입니다.
♠ 자대병원이란? 의과대학에 속한 부속병원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병원, 고려대학병원, 아주대학병원, 경희대학병원, 부산대학병원, 경북대학병원, 가톨릭대학병원 등이 있어요.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이 같이 있으면 이러한 자대병원이 있는데요. 병원 실습도 자대병원에서 거의 다 하게 되고, 자대병원으로 취업도 유리한 편이어서 자대병원이 있는 간호학과는 경쟁률이 매우 높습니다.
저는 영어며 다른 시험을 준비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지원할 학교를 선택하였습니다.
1. 집과 가까울 것
2. 특성화된 장점이 있을 것
3. 학교 근처에 취업할 병원들이 있을 것
4. 자소서, 학점, 면접만으로 지원 및 합격이 가능할 것
그리고 기준에 맞추어 총 3개의 학교를 선택하고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다 서류합격을 했습니다.
3. 자소서 및 면접 준비 그리고 면접
1. 자소서 준비
정말 오랜만에 자소서를 쓰며 당황했습니다. 지원한 학교마다 자소서 양식이 따로 있더라고요ㅠ 지원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양식에서 요구하는 의도를 잘 파악해서 충실히 쓰시길 바랍니다. 면접 때 보니까 그 많은 지원자들의 자소서를 다 읽어 보시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팁을 드리자면 지원하는 학교의 학과 홈페이지에 있는 '학과소개'에 들어가서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 참조해 보세요. 그리고 사실에 기초하여 다른 학생들과 다른 경험이나 가치관을 쓰시면 주목을 받습니다. 저의 경험이기도 하고요. 간호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사명감, 봉사정신, 도전정신, 소통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등이 필요하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나의 이야기를 녹여내야 할지 고민해 보세요^^
2. 면접 준비 그리고 면접
1. 정장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편입생 면접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요. 정장을 입고 오라고 하지 않지만 대부분 입고 왔습니다. 취업면접과 비슷한 느낌이더라고요. 여성인 경우, 검은 정장에 흰 블라우스를 입고 되도록 말끔한 헤어스타일, 깔끔한 메이크업까지 너무 비슷했습니다. 남자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 임팩트 있는 자기소개는 필수입니다. 면접관들은 많은 지원자를 보기 때문에 피곤합니다. 자소서에 기초해서 임팩트 있게 1분 자기소개서를 준비하여 막힘없이 또랑또랑하게 연습해서 가 보시면 좋습니다. 면접관의 눈이 반짝이며 경청하시는 걸 느끼실 겁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연습을 해 보세요. 혼자 하시면 면접 때 웅얼웅얼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요. 사람들 앞에서 하면 피드백도 받고 나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고, 익숙해져서 의외로 술술 나오게 됩니다.
3. 인터넷에 지원할 학교 선배님들이 올린 글들을 참조하세요. 선배님들이 면접 시 받은 질문이나 교수님들이 중요시 여기는 점들을 올린 글들에서 예상질문을 뽑아 답변을 준비해 보세요. 교수님들은 자주 바뀌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글들만 보지 마시고, 몇 년치 글들을 같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기본적으로 간호와 관련된 질문들을 보게 된다면 정보를 찾아서 스스로 이해한 정도의 성의가 담긴 답변을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간호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좋게 평가하시더라고요.
4. 면접 시 인사 잘하기, 바른 자세, 면접관을 보며 크게 말하기 필수입니다. 이유는 아시죠? 태도와 자세, 인상에서 많은 부분들을 보여주잖아요^^
5. 내가 학과나 간호에 관한 궁금한 질문들을 준비해 보세요. 면접 때마다 마지막 질문 아시죠? 간호학과에서도 면접 끝부분에 교수님들의 질문을 받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궁금한 것 있나요?" 잘 아시겠지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만큼 학과나 간호에 관심을 있고, 꼭 들어오고 싶은 학생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거니까요^^ 학과 홈페이지나 선배님들의 글을 통해 학과 내 있었던 이벤트나 간호에 관해 궁금한 점들을 1~2개 준비해 가세요.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수님들의 답변을 들으며 배우는 것들도 있습니다.
3. 입학할 학교 선택 및 늦깎이 간호대 지원자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저는 감사하게도 2군데 모두 최종합격했고 한 군데는 대기자였습니다. 대기였던 학교는 면접 때 교수님들께서 나이 때문에 떨어뜨릴 거라고 아예 면접 때 말씀해 주셨습니다ㅠ 나이 때문에 힘들고, 젊은 아이들과 공부하는 것도 힘들어서 그만둘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섭섭해도 나중에 이해할 거라 하시며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면접 후 너무 서럽고 춥고 배고파서 눈물을 흘리며 오뎅을 먹었답니다. 그런데 실은 지원한 학교의 모든 교수님들께서 공통적으로 공부가 힘들 거라고 말씀 하셨고, 합격하면 끝까지 공부할 자신 있냐고 물으셨습니다ㅠㅠ 슬펐습니다ㅠㅠ
최종적으로 합격한 한 곳은 집과 가까웠고, 나머지 한 곳은 감염관리파트가 잘 되어있고, 미국간호사로 나갈 실제적인 준비를 잘해주며, 학과장님께서 장학금 제안도 해 주셨지만 너~~~무 멀었습니다....... 그래서 집과 가까운 곳으로 입학하였답니다. 개인사정도 있었고, 간호대는 고등학생처럼 공부해야 하고 1000시간 실습도 해야 한다는 것을 들었거든요. 다니면서 장단점이 있었지만 좋은 교수님들과 동기들을 만나 공부하고 간호사가 되어 선택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20-30대였다면 멀어도 메리트가 있는 학교로의 진학을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늦깎이 간호대 지원자 분들이 계시다면, 솔직하게 간호대 지원부터 입학, 면접, 공부, 취업, 간호사의 삶까지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시간과 돈, 체력도 드니까요. 반드시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시고 고민하시는 분이시라면 하고자 도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동기가 있으실 거고, 그래서 저의 글을 찾아 읽어 주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과 같이 인터넷을 찾고 지원할 때까지는 혼자인 것만 같고, 나만 늦깎이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간호대를 지원하고 면접을 보고 합격해서 학교에 들어가고 병원에 취업을 해 보니 저와 같은 분들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저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잘하고 계시고요.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적어봅니다.
'여러분이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곳으로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보인다면 무조건 건너지 마세요. 잠시라도 멈추어 서서 잘 살펴보고 건너시길 바랍니다. 나의 인생을 위태롭게 할 징검다리는 건너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아무리 점검한 징검다리라도 계속 건너뛰지 않으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없다는 겁니다.'
오늘도 한 주 마무리 잘하시고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여러분의 새해 계획을 응원합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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